#(장면1) 엠투엠과 노라조 등 게스트의 공연이 끝난 뒤 그가 등장해 엄정화 김현정 등의 히트곡을 메들리로 들려준다. 노래에 앞서 짧게 관객에게 "일어나세요"를 외치자 객석은 너나 할 것 없이 일어서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40~50대 어르신이 대부분이었지만 몸과 달리 마음은 20대 못지 않아 보인다. 엄정화 혹은 김현정이 '기립'을 요구했어도 어르신들이 움직였을까? '엄-김'의 콘서트엔 돈내고 오지도 않았을 분들이니 이런 질문 자체가 부질없는 짓이다. 그의 최선을 다하는 율동에 어른신들은 흐뭇한 미소와 함께 '와~'하는 함성으로 흥겨움을 표한다.
#(장면2)김혜림의 '날 위한 이별' 캐리&론의 'IOU'가 흐른다. 방송에선 듣지 못했던 그의 새로움에 짐짓 놀랄 틈도 없이 그의 목소리가 객석을 적신다. 간주에선 박수가 나올 만도 한데 시민회관 대공연장엔 그의 목소리만 가득차있다. 발라드를 감상하는 입장에선 예의상 사랑의 추억에 젖어드는 모습을 보이는 게 인지상정이지만 객석은 박수치는 것까지 잊어버리고 그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미동도 없다.
#(장면3)공연의 막바지. 그가 "앞으로 남은 곡이 3개, 아니 4개"라고 밝힌다. "어머나"를 부르지 않느냐는 객석의 요청에 "'어머나'는 제가 '꽃'을 부르고 나가는 척할 때 여러분이 앵콜을 외쳐주면 못 이기는 척하고 부르는 거예요. 어떻게 연습 한 번 해볼까요?" 객석은 자지러지면서도 시키는대로 연습에 동참한다.
트로트 가수인 그가 15일 부천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연 '콩깍지' 콘서트는 이런 분위기와 장면들로 채워졌다. '짠짜라'로 시작돼 '콩깍지'를 거쳐 '꽃' 과 '어머나'로 끝나는 동안 중간에 여러 곡의 트로트를 부른 것에 대해선 따로 얘기할 이유가 없다. 다른 트로트 가수가 불렀을 땐 '값싸게' 들리던 노래도 그의 목을 타고 입을 통해 나오면 고급스런 '음악'이 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서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장윤정의 목소리는 CD에 가둬둘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20곡이 넘는 노래를 쉴 새없이 부르면서도 흔들림없이 음을 정확히 밟고 지나갔다.(이선희의 '인연' 1절에선 다소 불안정했지만 2절부턴 이선희를 능가하는 가창을 뽐냈다.) 미세한 바이브레이션의 변화도 숨소리에 감정을 실어 전달했다. 장윤정의 실력을 더 논하는 게 의미 없다는 걸 객석의 표정에서 읽을 수 있었다.
그는 공연을 통해 '장윤정은 가수 이상의 사회적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을 또 한 번 보여줬다. 정치인이 '어머나'를 선거 캠페인송으로 사용하고, 장윤정처럼 블루오션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를 꺼내는 것은 장윤정 혹은 '어머나'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에 다름 아닌데다 장윤정에 기대어 대중의 환심을 사려는 움직임이어서 장윤정이 갖고 있는 진정한 사회적 의미를 파악하기엔 장애물일 수 있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콘서트에 한가족이 손을 잡고 구경을 왔는 것이다. 40~50대를 넘어 60대 어르신들은 아들 손자 며느리를 대동하고 그의 노래를 들었다. 60대 할아버지가 장윤정이 부르는 김현정의 '멍'에 어색한 춤을 출 때 그의 손녀는 장윤정을 좀 더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무대 바로 앞까지 조심스레 다가갔다. 이런 '세대간 통합'을 데뷔한지 3년밖에 안된 가수가 해내고 있었다.
중장년층이 콘서트에서 10대의 동방신기 팬처럼 열광하고 미친 듯 몸을 흔드는 장면은 조용필 콘서트 외엔 장윤정 콘서트에서 목격한 게 유일하다. 그러나 국민가수라고 하는 조용필 콘서트엔 20대 아니 10대 이하의 팬은 본 적이 없다.
콘서트는 그 자체만으로 흠잡을 데 없었다. 그는 트로트 발라드 댄스를 래퍼토리에 적절히 섞어 객석을 쥐락펴락했다. 중간에 두 차례 정도 스피커 상태가 좋지 않아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냈지만 공연의 완성도는 '본전 생각 나지 않는' 수준을 넘어섰다.
노래 실력과 나이를 불문한 팬들의 지지, 그리고 객석을 휘어잡는 장윤정의 직감적인 카리스마가 가득한 '콩깍지'콘서트는 이렇게 끝났다. 직감적인 카리스마? 무슨 소리인지 궁금한가? 어떤 가수도 자신의 공연에서 앵콜송이 뭔지 밝히지 않는다. 장윤정은 그러나 앵콜송을 부르기 전 분위기를 잡아보는 연습까지했다.
"어떻게 연습 한 번 해볼까요?" 장윤정의 이런 모습은 대중가수로서의 그의 생명력을 가능한 한 오래 연장시킬 타고난 재능이다. 완벽한 콘서트에 감동받을 준비를 단단히 하고 오는 팬들에게 "장윤정은 연예인이나 가수가 아니라 여러분의 며느리 딸 언니 누나 애인"라는 친근함을 심어줘서다.
장윤정 콘서트는 이런 저런 이유로 짧은 시간 안에 국가 대표급 공연으로 올라설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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