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장윤정인가 |
보편적 정서 녹아든 노래 거부감 적어 조선족 통해 인지도 높아진 것도 한몫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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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고위 관계자 사이에서 장윤정의 평양 공연이 언급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장윤정은 이미자나 조용필처럼 오랜 기간에 걸쳐 다져진 국민 가수가 아니라 이제 데뷔 3년 차의 ‘신인’이기 때문이다. 도대체 그에게 어떤 힘이 있길래 베테랑 가수들을 제치고 평양 공연이라는 의미있는 일에 이름이 올라간 것일까.
우선 문화적 코드의 동질감이 강력한 힘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장윤정의 노래 ‘어머나‘ ‘짠짜라’ ‘꽃’ 등은 북한 사람들이 함께 들어도 쉽게 공감할 만한 내용과 멜로디를 담고 있다. ‘폐쇄적인 국가’에서 50여년을 넘게 보낸 북한 사람들에게 너무나 서구적인 느낌의 노래는 정서적으로 받아들여지기 힘들다. 따라서 우리 민족의 보편적인 정서가 녹여진 장윤정의 노래가 북한에서도 통한다는 것이다.
무대 매너도 한 몫하고 있다. 베이비복스가 북한 공연을 했을 때 선보인 섹시한 춤과 무대는 북한 사람들에게 너무나 충격적인 것이었다. 하지만 장윤정의 무대는 그리 요란하지도, 너무 야하지도 않아 접근 자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둘째는 인지도의 힘이다. 장윤정의 노래는 우리나라를 넘어 중국 청도의 조선족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현지에는 이미 상당수의 팬들이 확보돼 있다. 조선족들과의 ‘조용한’ 교류를 통해 장윤정의 노래는 이미 북한 사람들에게도 친근한 음악이 돼 있고, 이로인해 그의 친숙한 가사와 흥은 ‘장윤정표 노래’로 가능성을 확인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셋째는 현대적인 느낌으로 변주된 노래의 접근 가능성이다. 그동안 남북 문화교류는 사물놀이같은 전통적인 방식에 치중해 왔다. 남북한이 공통으로 느낄 수 있는 정서가 옛날 문화에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런데 장윤정의 노래는 과거의 전통미를 지니고 있으면서 이를 현대적으로 신선하게 재해석한 느낌을 담고 있다. 바로 이 점이 현재 북한에서 통할 수 있는 요소가 되는 것이다.
만약 장윤정의 평양 공연이 성사된다면 개인적으로는 당대 최고의 가수 반열에 오른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보여줄 뿐 아니라, 보다 큰 틀에서 보면 한민족 단결의 중요한 촉매제 역할의 의미가 있다. 장윤정에게는 ‘문화적 통일’의 가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트로트퀸’ 장윤정에게 새로운 역할이 주어지게 되는 셈이다.
이길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