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체영상 변환 기술 'HRZ 엔진' 개발한 LG전자 하래주 연구원]
게임·지도 같은 평면 영상, 입체적으로 보이게 바꿔줘
입사 1년차… 2주만에 개발, 회사 "개발자 이름 처음 붙여"
옛날 장인(匠人)들은 작품 하나하나에 이름을 새겨 넣었다. 품질 보증이자 기술자로서 자부심의 표현이었다.최첨단 스마트폰에서 그 전통이 부활했다. LG전자가 최근 출시한 스마트폰 '옵티머스 3D'는 입체영상 기능이 특징이다. 일반 평면 화면(2D)으로 제작한 게임이나 지도도 입체(3D) 효과가 나도록 자동으로 변환할 수 있다.
이 자동변환 기술은 'HRZ 엔진'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개발 주역인 하래주(27) 연구원의 영문 약자다. LG전자 소프트웨어 플랫폼연구소 소속인 하 연구원은 1년차의 '신참'인 데다 불과 2주일 만에 이 개발을 끝내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다. LG전자측은 "특정 기술에 개발자 이름을 붙인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 ▲ LG전자 하래주 연구원이 자신이 개발한 ‘HRZ 엔진’이 내장된 스마트폰 ‘옵티머스 3D’를 보여주고 있다. 하 연구원은 게임과 지도 등의 평면 영상을 스마트폰 상에서 입체 영상으로 바꿔주는 첨단 기술을 개발했다.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3D영화관이 생겼지만, 막상 재미있는 3D영화가 없어 개점휴업 상태라고 들었어요. 3D 스마트폰도 그렇게 되면 큰일이겠다 싶었어요."
하 연구원은 기존 2D영상에 들어 있는 정보를 역이용하는 발상의 전환을 했다. 2D영상은 사물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는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멀리 있는 사물은 작게, 가까이 있는 사물은 크게 그려 원근감을 표현한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입체감을 느낄 수 없다. 사람은 사물을 왼쪽 눈과 오른쪽 눈으로 각각 다른 영상을 본 다음, 이를 뇌에서 결합해 입체감을 느낀다.
하 연구원은 "HRZ 엔진은 기존 2D영상을 자동으로 둘로 분리해 왼쪽 눈과 오른쪽 눈에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때 영상 하나를 단순히 두 개로 늘리는 것이 아니다. 2D프로그램에 이미 입력된 위치 정보를 활용해 영상에 나오는 사물들이 서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알아낸 다음, 컴퓨터 계산을 통해 실제 그 거리에 있는 사물을 볼 때 왼쪽·오른쪽 눈에 보이는 영상을 만든다. 그다음엔 스마트폰 화면에 있는 얇은 막이 왼쪽 눈에 보이도록 만든 영상은 왼쪽 눈으로만, 오른쪽 영상은 오른쪽 눈으로만 가도록 분리해 보여주고, 우리 뇌는 이 두 영상을 합성해 입체영상으로 인식하게 된다.
해외에서 소프트웨어 방식의 3D 변환 기술을 개발 중인 곳도 있지만 HRZ 엔진에 비해 최소 6개월은 뒤져 있다고 회사는 보고 있다. 하 연구원은 고려대 컴퓨터공학과 학사·석사를 거쳐 작년 3월 LG전자에 입사했다. 하 연구원은 "3D스마트폰 얘기가 나올 때부터 오랫동안 고민을 해왔기 때문에 실제 개발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LG전자는 HRZ 엔진을 TV와 PC에도 적용할 예정이다.